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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 이글은 KT 인터넷 해지과정을 협상 전략 개념을 이용하여 풀어쓴 글입니다. 재미가 없다는 거죠.

 

 


 [3줄 요약]

 1.KT 인터넷 해지 신청의 불편하고 불쾌한 사용자 경험

 2.요금 협상 목적의 고객이 해지 목적으로 변화할 가능성 높음

 3.해지율은 감소할 수 있으나 재가입율도 같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 


 

 

처음부터 KT 인터넷을 해지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적정한 요금과 속도 그리고 사용 편의성(IPTV)으로 인해 계약을 연장하고자 했습니다.

사실 장기(3년) 약정으로 인하여 계약 만기가 언제인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게

더 적절한 설명이 되겠네요.

 

하지만 가입 당시 대행 업체가 제 정보를 보관하고 있었는지 계약 만기가 다가오자

하루에도 몇 통씩 타사 이전 가입 권유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몇 군데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계약이 만기가 되었다고 수시로 안내해 주는 바람에

신경쓰고 싶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해당 업체들은 저의 계약 만기가 정확하게 언제인지, 얼마나 비합리적인 요금을 

내고 있는지, 더 좋은 대안은 무엇인지까지 알려주셨습니다. 굉장한 경험이었습니다.

마치 능력 있는 비서님이 일정 안내와 최적 방안까지 제시해주시는 기분이었으니까요.

 

아무튼 개인적으로 KT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에 가입 권유 전화를 받을 때마다 통신사를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씀 드리고 전화를 끊던 중 한 업체에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겠다고

돌직구를 던져왔습니다. 솔깃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조건을 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사은품(현금)을 받으면서도 더 저렴한 요금으로 KT를 계속 이용하는 TIP을 알려줄테니

자기와 거래 할 생각이 없냐고 하네요. 놀라서 그 방법이 무엇이냐 물었더니...

계약 해지와 동시에 와이프 명의로 신규 가입을 하는 방법이라고 하네요.

 

관리회계를 선호하는 부류입니다. 비용 효율성을 중시하기는 하지만 비용 외적인 부분의

가치를 많이 고려하는 편이죠...

와이프님께 이 방법을 이해시키고 해야할 일들을 알려준 다음 기기 회수 및 신규 설치

일자에 맞추어 시간을 내라고 부탁드리는 것은 유부남에겐 그 무엇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저한테는 단칼에 거절할 수 있는 제안이었던 셈이죠ㅡ.ㅡ;;

 

하지만 이 과정에서 KT와의 협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무기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협상 외 대안 중 가장 가치가 큰 차선책, 흔히 BATNA라고 이야기 하는 녀석입니다.

풀어 쓰자면 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이라고 하는데요.

이 녀석의 가치가 크면 클수록 협상력이 올라가고 과감한 배팅을 할 수 있죠.

예를 들면 저에게 연봉 1억원을 제안해온 스카웃 기업이 있다면, 전 다음번 연봉협상에서

1억원+a 의 연봉을 요청해 볼 수 있는 것이죠.

 

아무튼, 분배적 협상전략I wan't it all 전술을 사용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I wan't it all 전술이란 극단적 제안 후 양보하는 전략을 의미 합니다.

계약 해지(극단적 제안)를 선언한 후 KT에서 추가 혜택을 제시하는 것을 보아가면서

계약 해지 철회(양보)를 선언하려고 했습니다.

 





일단 KT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국번없이 100번으로 말이죠.

여기서 완벽한 것 같았던 계획이 틀어지기 시작합니다...바로 전화를 받지 않는 것입니다


옆의 이미지에 보이는 최근 통화 목록을 보시면 총 4통화에

21분이 소요되었습니다.

해지신청 단계까지 가는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도입부 :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블라블라

입력1 : 인터넷/유선은 1번, 모바일 결합은 2번 → 1번 선택

입력2 : 문자로 하는 ARS 1번, 누르는 ARS 2번 → 2번 선택

입력3 : 원하는 메뉴 선택 블라블라  → 1선택 4 선택

입력4 : 전화번호를 입력하세요 → 휴대전화 번호 입력

입력5 : 생년월일을 입력하세요 → 6자리 생년월일 입력

입력6 : 거주지 지역번호를 입력하세요 → 6자리 생년월일 입력 

 

여기까지 오면 해지 담당자와 통화를 연결해주겠다고

하는데요. 문제는 여기서 부터 입니다.

통화량이 많아 연결할수가 없다는 멘트가 나오고 전화를

끊어버립니다....기다려 달라는 말조차 안하는 쿨함!

2번째는 도입부까지만 나오고 끊어집니다

괜히 제가 질척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한번더 해봅니다.

이번에도 통화량이 많다는 이야기만 나오고 끊어집니다.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한번 더 걸어봤는데요.

희안하게도 이번에는 통화량이 많지만 조금 기다려 달라는 멘트가 나옵니다.

앞서 두번은 그냥 끊어버리더니 밀당을 하는 것일까요...

그런데...2분이 지나고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고 20분이되어도 연결이 안됩니다.

전화를 끊고 다시 걸었더니 ARS 업무 시간이 종료가 되어서 내일 다시 걸으라고 하네요.

 

물론 협상 전술 중에는 Ultimatum 전술과 같이 마지막 제안 후 받아들이지 않으면 협상을

종료할것 처럼 위협하는 방법도 있지만...애초에 협상에 나오지 않으려고 할줄은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콜센터에 인원이 부족해서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아쉽게도 신규 가입

원활하게 처리된다고 하네요. 물론 해지 전문 상담사의 경우 오랜 교육이 필요하거나

업무 특성상 고객응대 피로도로 인해서 평균 근속 연수가 짧기 때문에 KT가 의도치 않게

인원 부족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하더라도 고객의 편의를 생각한다면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을텐데, 의도한 불편함이라는 생각을 지울수는 없네요.

 

매일 수백~수천건의 해지 협상을 진행하면서 해지율을 낮추는 노하우가 쌓여있을 KT가 

만들어 놓은 결과물이 제가 경험한 오늘의 프로세스 라면, 조금 실망할 것 같습니다.

해지율을 줄인다는 1차적인 목표는 달성할지 모르겠으나 재가입율을 높이는것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전략이기 때문이죠.

KT 인터넷 해지로 검색하면 나오는 분노에 가득찬 글들을 해지 담당팀도 볼텐데

제가 생각하지 못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백화점에 가보신 분들은 경험해보셨겠지만, 차량 흐름에 여유가 있으면 주차료를

징수하고 길게 줄이 늘어설 경우에는 무료로 개방하는 경우를 종종 보셨을 겁니다.

특정 시간에 출차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을 고객이 경험적으로 숙지하게 되면 조금 더

쇼핑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출차 시간대가 배분될 수 있는데도 백화점이 이러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오늘의 매출 보다 미래의 매출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음번 포스트에서는 금일 경험한 해지 과정의 문제점대안에 대한 분석을 해보고자 합니다.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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