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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글([협상전략] KT 인터넷 해지 과정 문제점과 대안에 대한 생각(Part1))에서 KT 인터넷 해지과정을

말씀드렸는데요. 제가 경험한 KT 인터넷 해지 과정을 간략하게 도식화 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해지 과정의 첫번째 문제는 과정 자체가 복잡하다는 점입니다. 입력하라고 하는 정보도 많구요.

ARS 입력 단계에서 이미 전화번호와 생년월일 등을 입력했는데 상담과정에서 본인 확인을 위해

또다시 물어보는 중복절차는 고객 편의 보다는, 의도적인 불편함을 만들었다는 느낌입니다.


두번째 문제는 상담원 연결 자체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오늘 간신히 통화에 성공했습니다만, 

2일 간 계속 연결을 시도하고 랜덤으로 진행된  1,2,3번 케이스를 모두 경험한 후 몇시간을 

더 기다려서야 통화가 연결되었습니다.


세번째 문제는 추가적으로 제시된 혜택을 다른 대안들과 비교를 하려고 전화를 끊으면

또다시 해지 프로세스를 반복해서 진행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때도 직통 연결 번호는 

안내하지 않습니다. 인내를 갖고 또다시 ARS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네번째 문제는 계약 연장 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게되면 장기 고객들은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향후에 장기 충성 고객들이 신규 고객들에 비해 손해를 보았다는 

것을 알게되면 이탈 의사가 발생 할 수 있으며, 통신사들의 이러한 정책이 오히려 체리피커(?)나

블랙컨슈머(?)를 양성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바보가 된다는 생각이 

고객들을 화나게 하기 때문이죠.


협상 개념 중 감정적 지불(Emotional Payment)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중요한 협상일수록 사람들은 비이성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으며, 이럴때는

상대의 감정을 먼저 보살펴서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사람이 감정적으로 변하면 상대의 말을 듣지 않게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통신사들은 오히려 상대의 감정을 먼저 불쾌하게 만든 다음 더 큰 혜택을 

제공할테니 이성적인 판단을 해보라고 하는 모순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해지 과정을 진행하면서 솔직한 심정은 "내 다시는 KT를 안쓰리라!!!" 입니다. 

하지만 통신 산업에 큰 변화가 없다면 또다시 이용하게 되겠죠. 

왜냐면 타 경쟁사도 별반 다르지 않거든요. 어차피 그놈이 그놈이고 다른 대안이 없다면, 

저렴한 요금 혹은 혜택의 크기가 유일한 선택 기준이 될테니까요.


통신 사업은 공급자도 한정되어 있고 고객도 한정되어 있는 시장입니다. 게다가 별다른 차별화도 기대하기 어렵고 고객들의 전환비용도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몇개의 대형 통신사가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탈한 고객도 제한된 선택지로 인해 돌고 돌면 또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이죠. 


어차피 언젠가 돌아올것이라고 기대한다면 해지 고객에게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1.장기 이용 혜택 누진제 : 이용 기간 별로 할인 및 제공 혜택 차별화(직관적 & 단순화)

  2.해지 과정 단순화 : 온라인/ARS/방문 해지 가능 및 해지 절차 간소화 

  3.해지 고객 편의 제공 : 타사 신규 설치 일시에 맞춘 장비 회수 등

  4.해지 후 단기 복귀 유도 : 단기간 내 복귀 시 해지 기간도 이용 기간으로 인정하고 혜택 제공

 

고객을 락인(Lock-In) 한다는 것은 서비스 이용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것이지

탈출구를 찾기 어렵게 만들어 못 빠져나가게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헤어지고 나면 뒤도 돌아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기도 하고 계속 그리운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만남 뿐만이 아니라 헤어짐에도 진심과 예의가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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